2017년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부문은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들이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담아낸 5편의 후보작들은 인간 관계, 사회적 갈등, 개인의 성장과 상처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각본상 후보작들의 줄거리와 메시지, 그리고 수상작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를 살펴보았다.
1. 각본상 후보작, 각본가 소개
《로스트 인 더스트》 테일러 셰리던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케네스 로너건
《라라랜드》 데이미언 셔젤
《더 랍스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에프티미스 필리푸
《20세기 여인들》 마이크 밀스
2. 각본상 후보작 정보 : 줄거리, 키워드
1) 《로스트 인 더스트》
“가난은 평생을 괴롭히지만,
빚은 죽을 때까지 괴롭힌다.”
텍사스의 황량한 지역에서 형제인 '토비'와 '태너'는 가족의 농장을 지키기 위해 지역 은행을 털기 시작한다. 토비는 이혼한 후 두 아들의 미래를 위해 농장을 지키려 하고, 전과자였던 태너는 그런 동생을 돕기 위해 범죄에 가담한다. 그들의 계획은 처음에는 성공적이었지만, 점점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텍사스 레인저 '마커스'와 동료 '알베르토'의 추적을 받게 된다.
마커스는 은퇴를 앞둔 베테랑으로, 이 사건을 마지막 임무로 삼고 형제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형제는 마지막으로 큰 은행을 털기로 결심하지만, 그 과정에서 태너는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목숨을 잃는다. 토비는 가족의 농장을 지키는 데 성공하지만, 형의 죽음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생존을 위해 범죄를 선택하는 것은 정당한가?
가족을 위한 희생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키워드: 가족, 생존, 범죄, 도덕성, 사회적 불평등
2)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슬픔을 극복하는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살아가는 거야.”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 챈들러'는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형 '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향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돌아간다. 그는 조의 유언에 따라 조카 '패트릭'의 후견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고향을 떠났던 리는 패트릭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의 아픔과 마주하게 된다.
패트릭은 사춘기의 복잡한 감정을 겪으며 밴드 활동과 연애를 이어가지만,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혼란스러워한다. 리와 패트릭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만들어가지만, 리는 여전히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리는 조카를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후견인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리는 패트릭이 고향에 남아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하며, 자신은 보스턴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때, 전 부인 '랜디'가 나타나고 리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그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가?
키워드: 상실, 치유, 가족, 용서, 성장
3) 《라라랜드》
“별이 가득한 우리 도시를 위해,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해.”
로스앤젤레스의 붐비는 고속도로 위, 자동차들 사이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두 사람. 배우를 꿈꾸는 ‘미아’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은 여러 번의 우연한 만남 끝에 점점 가까워진다. 각자의 꿈을 좇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의 가장 든든한 응원자가 된다.
미아는 오디션마다 번번이 탈락하고, 세바스찬은 재즈 클럽을 차리고 싶어 하지만 생계를 위해 마지못해 팝 밴드에서 연주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나아간다. 미아는 자신이 직접 쓴 1인극 공연을 올리고, 세바스찬은 유명 밴드에 정식으로 합류해 경제적 안정을 얻는다. 그러나 미아의 연극은 실패로 끝나고, 세바스찬의 음악은 더 이상 그가 원하던 순수한 재즈가 아니다. 서로에 대한 기대와 부담, 현실의 무게가 쌓이며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미아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세바스찬은 미아를 위해 마지막으로 오디션 기회를 마련해 준다.
몇 년 후, 미아는 성공한 배우가 되어 남편과 함께 세바스찬의 클럽을 방문한다. 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치고, 한때 서로 꿈꾸던 모습과 함께할 수 있었던 다른 삶을 상상해본다. 두 사람은 서로의 성공을 인정하며 미소를 나누고, 현실의 미아는 조용히 클럽을 떠난다.
꿈과 사랑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성공의 의미는 무엇인가?
키워드: 꿈, 사랑, 열정, 선택, 성공
4) 《더 랍스터》
“세상은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커플과 독신자.
나는 랍스터가 되고 싶다.”
가까운 미래, 사회는 싱글이 되는 것을 금지하며, 배우자가 없는 사람들은 '호텔'이라는 시설에 수감된다. 독신자는 반드시 45일 안에 연인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로 변해버리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데이비드'는 아내에게 버림받은 후 ‘싱글 호텔’에 수감되듯 입소하고, 자신이 실패할 경우 랍스터가 되고 싶다고 선택한다. 호텔에서는 표면적인 공통점을 기반으로 짝을 이루는 것이 강요되며, 사랑보다 기능적인 관계가 우선시된다.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데이비드는 가짜 감정을 연기하며 짝짓기에 성공하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호텔에서 탈출한 데이비드는 ‘솔로’라고 불리는 반체제 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조직은 사랑을 금지하는 또 다른 억압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데이비드는 근시안을 가진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지만, 솔로 지도자는 그녀를 실명시키는 잔혹한 방법으로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데이비드는 그녀와 함께 도망치려 하지만, 그녀가 더 이상 자신과 똑같은 조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한다. 결국 데이비드는 연인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랑은 사회적으로 강요될 수 있는가?
관계 맺음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속이는가?
키워드 : 사랑, 자유, 사회적 억압, 연애 강요, 디스토피아, 인간관계의 부조리
5) 《20세기 여성들》
“사랑하는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그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것이다.”
1979년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싱글맘 '도로시'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제이미'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그녀는 아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며, 주변의 두 여성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진작가 '애비'는 펑크 음악과 예술을 통해 제이미에게 세상을 가르치고, 어린 시절부터 제이미의 친구였던 '줄리'는 성과 사랑, 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세 여성은 각자의 방식으로 제이미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제이미 역시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을 배워가며 사랑, 성, 정치, 예술을 탐구한다.
도로시는 아들이 언젠가 자신을 떠나게 될 것을 알면서도, 그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가족이란 삶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는것이 아닐까.
키워드 : 성장, 세대 차이, 여성, 모성, 자아 탐색
3. 제89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및 선정 이유
각본상 수상작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케네스 로너건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각본상 수상 이유 :
2017년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한 남성이 어떻게 자신의 고통과 상실을 극복해 나가는지를 담담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비극이 해결되거나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희망과 인간적인 유대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주인공이 과거의 고통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과거의 상처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냉정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려낸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깊이 있는 캐릭터와 현실적인 감정 묘사로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했다. 인간의 상처와 회복,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내 많은 평론가들과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으며, 2017년 아카데미 각본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