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와 창의적인 서사를 담은 다섯 편의 작품이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인종, 가족, 성장, 사랑, 정의 등 시대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경쟁을 펼쳤으며, 그 중 한 작품은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와 장르적 독창성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90회 각본상 후보에 오른 5편의 후보작과 수상작을 함께 살펴 보았다.
1. 각본상 후보작, 각본가 소개
《겟 아웃》 조던 필
《더 빅 식》 에밀리 V. 고든, 쿠마일 난지아니
《레이디 버드》 그레타 거윅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각길예르모 델 토로, 바네사 테일러
《쓰리 빌보드》 마틴 맥도나
2. 각본상 후보작 정보 : 줄거리, 키워드
1) 《겟 아웃》
“겉으로는 진보적인 척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아”
젊은 흑인 사진작가 '크리'스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와 함께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시골 저택을 방문한다. 로즈의 부모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 없는 듯 보이며, 지나치게 친절하게 그를 대하지만, 크리스는 점점 어딘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집안의 흑인 하인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행동하는 모습, 부모가 크리스에게 집요하게 관심을 보이는 태도, 그리고 로즈의 어머니가 최면 치료를 시도하는 등, 집안 곳곳에서 불안한 징조들이 발견된다.
크리스는 이 저택에서 일어난 과거의 실종 사건들을 알게 되고, 마침내 로즈의 가족이 흑인들의 신체에 백인의 정신을 이식하는 끔찍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도망치려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 로즈마저 공범임을 알게 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키워드 : 인종 차별, 무의식적 편견, 사회적 풍자, 공포, 신체 이식, 구조적 불평등, 최면
2) 《빅 식》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어.”
파키스탄계 미국인 코미디언 '쿠마일'은 전통적인 가족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며 살아간다. 그의 부모는 그가 파키스탄 여성과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쿠마일은 서구식 삶을 더 편하게 느낀다. 쿠마일은 공연장에서 '에밀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문화적 차이와 가족의 반대로 인해 관계는 점점 힘들어진다. 쿠마일은 자신의 가족에게 에밀리를 소개하지 못하고, 에밀리는 그런 쿠마일의 태도에 상처받아 결국 헤어짐을 선택한다.
얼마 후 에밀리는 원인 모를 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다. 쿠마일은 병원에서 그녀의 부모를 만나고, 어색한 상황 속에서도 그녀를 간호하며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깨닫는다. 쿠마일은 자신의 정체성과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게 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에밀리가 건강을 회복하고 깨어난 후, 쿠마일과의 관계는 다시 시작되지만, 그는 이미 성장하고 변화한 자신을 깨닫게 된다
사랑은 문화적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이해와 소통이란 무엇인가?
키워드 : 문화적 차이, 가족의 기대, 사랑, 정체성, 코미디, 성장, 이민자의 삶, 선택과 갈등
3) 《레이디 버드》
“내 이름은 레이디 버드예요. 그건 내가 지은 이름이야.
나는 스스로를 명명할 권리가 있어.”
고등학생 '크리스틴 맥퍼슨'은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자신을 ‘레이디 버드’라 지칭하며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과 보수적인 가톨릭 학교에서의 생활은 그녀를 답답하게 만든다. 레이디 버드는 엄격하고 현실적인 어머니 '마리온'과 갈등을 겪으며, 가톨릭 고등학교에서 우정과 사랑을 찾으려 한다. 학교에서 첫사랑인 '대니'를 만나지만,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별을 경험한다. 이후 반항적인 성향을 지닌 '카일'과 연애하지만, 결국 사랑과 인간관계가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레이디 버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부모의 사랑과 희생을 이해하지 못한 채,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뉴욕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지만, 성적과 경제적 한계로 인해 좌절을 겪는다. 끈질긴 노력 끝에 뉴욕의 대학에 합격하고, 결국 고향을 떠나게 된다. 떠난 후에야 그녀는 어머니가 항상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향과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스스로를 정의하기 위해 어떤 경험과 선택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벗어나고 싶었던 곳을 떠난 후에도 왜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하는가?
키워드 : 성장, 가족, 자아 찾기, 독립, 갈등과 화해, 첫사랑, 꿈과 현실, 부모와 자식
4)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당신의 형체를 볼 수 없지만, 당신이 나를 감싸고 있는 것을 느껴요.”
1960년대 냉전 시대, 말을 할 수 없는 청소부 '엘라이자'는 정부의 비밀 연구소에서 일하며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녀는 수조 속에서 살아가는 기묘한 인간형 수중 생물을 발견하게 되고, 점차 그와 교감을 나눈다. 두 존재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감정을 공유하게 되고, 엘라이자는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연구소의 가혹한 책임자인 스트릭랜드는 이 생물을 무기로 활용하려 하며, 그를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엘라이자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그를 탈출시키고, 안전한 장소에서 보호하려 한다. 하지만 연구소 측의 추적이 계속되면서 결국 위기가 닥치고, 마지막 순간 수중 생물은 엘라이자를 구하며 함께 물속으로 사라진다.
사랑이 인간과 비인간을 넘어서 존재할 수 있는가.
사랑은 사회적 편견과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가?
키워드 : 사랑, 소통, 인간과 비인간, 편견, 냉전 시대, 희생
5) 《쓰리 빌보드》
“난 경찰을 믿지 않아. 난 정의를 믿어.”
미주리 주의 작은 마을 에빙. '미드레드 헤이스'는 딸이 끔찍한 사건으로 희생된 후,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다. 그녀는 고속도로 변두리에 위치한 오래된 광고판 세 개를 임대해 “내 딸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 “아직도 범인은 없다?”, “왜, 경찰서장?” 이라는 문구를 걸어 경찰을 공개적으로 비판한다. 이 광고판은 마을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경찰서장 '윌러비'는 미드레드의 분노를 이해하면서도 수사에 진전이 없는 현실을 설명한다. 하지만 미드레드는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경한 태도로 경찰을 압박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진실을 찾으려 한다.
그녀는 지역 사회와 마찰을 빚고, 경찰과도 끊임없이 충돌하며 점점 극단적인 행동을 감행한다. 한편, 인종차별적인 성향을 지닌 경찰관 '딕슨'은 미드레드와 대립하지만, 경찰서장 윌러비가 병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점차 변화를 겪는다. 딕슨은 희생자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며 미드레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국 둘은 용의자일 수도 있는 남성을 찾아 복수를 감행할지 고민하며 함께 길을 떠난다
분노와 복수는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가?
키워드 : 정의, 복수, 분노, 용서, 경찰 부패, 사회적 문제, 인간의 변화, 열린 결말
3. 제90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및 선정 이유
각본상 수상작 :
《겟 아웃》 조던 필
《겟 아웃》 각본상 선정 이유 :
《겟 아웃》은 공포와 사회적 풍자를 결합하여, 인종 차별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충격적이고 강렬하게 드러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 전반에 걸쳐 복선과 상징적 장치들이 배치되어,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암시한다.
단순한 심리적 공포를 넘어선 서스펜스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은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겉으로는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현대 사회의 인종차별’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전통적인 공포 영화가 괴물이나 유령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현실 속에서 존재하는 인종차별을 영화의 주된 공포 요소로 삼아,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다. 탄탄한 서사 구조와 충격적인 반전, 장르적 특성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2018년 아카데미 각본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