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0회 아카데미 각본상 : 애니 홀] 사랑과 언어, 그리고 기억의 각본 (줄거리, 감상평, 수상 이유)
애니 홀 (Annie Hall) 1977년작《애니 홀(Annie Hall)》을 처음 봤을 때, 이게 단순한 사랑 영화가 아니라는 걸 단번에 느꼈다. 낯익은 로맨틱 코미디의 구조를 따라가는 듯하다가도, 갑자기 주인공이 관객을 향해 말을 걸고, 기억 속 장면으로 곧장 전환되기도 하면서 기존의 흐름을 완전히 뒤틀어버린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공감되고, 웃기면서 슬프고, 무심한 듯 던지는 대사 하나가 며칠씩 머릿속에 남았다.특히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랑을 ‘어떻게 끝냈는가’보다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내가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들을 떠올릴 때처럼, 애니 홀은 현실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 속을 걷는다. 1. 줄거리앨비 싱어(우디 앨런)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
2025.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