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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2000년 이후

[제 93회 아카데미 각본상:프라미싱 영 우먼] 침묵에 맞선 한 여자의 반격 (줄거리, 감상평, 수상배경)

by 장미로 태어난 오스카 2025. 4. 27.

우리는 때로 고통스러운 사건 앞에서 침묵하거나, 애써 외면하곤 한다.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은 바로 그 “외면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표면은 핑크빛 복수극 같지만, 그 속엔 무겁고 중요한 질문이 녹아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에 얼마나 무관심한가?"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93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을 소개한다.

 

 

1. 줄거리 요약

캐시(캐리 멀리건)는 과거 의대에서 촉망받던 학생이었지만, 가까운 친구가 겪은 충격적인 사건 이후 학업을 그만두고 평범한 카페 직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밤마다 캐시는 술에 취한 척하고 클럽을 찾는다. 그리고 도움을 가장한 남자들이 자신의 약점을 이용하려는 순간, 그녀는 본모습을 드러낸다. 이 반복적인 행동은 단순한 분풀이가 아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경고를 보내는 것이고, 잊힌 누군가의 이야기를 되살리려는 몸부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캐시는 대학 시절 친구이자 의대 동기였던 라이언과 우연히 재회한다. 라이언은 그녀에게 따뜻하게 다가오고, 오랜만에 마음을 열게 된 캐시는 조금씩 변화를 느낀다. 그러나 과거의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인물의 결혼 소식을 들은 그녀는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잊지 못한 상처와 마주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그 선택은 생각보다 무겁고 복잡하다.

 

2. 감상평: 불편함 속에서 던져지는 질문

《프라미싱 영 우먼》은 보는 내내 불편함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바로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캐시는 세상의 이중적인 기준과 침묵에 맞선다. 그녀의 방식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녀의 선택이 우리가 외면했던 질문들을 꺼내게 만든다. “왜 피해자는 사라지고, 가해자는 웃고 있는가?” “왜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는가?” 이 영화는 직접적인 폭력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보는 이를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감정의 소용돌이, 윤리적 딜레마, 침묵의 공범자… 우리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캐시는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사회의 침묵과 맞서는 과정을 통해 치유, 연대,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프라미싱 영 우먼》은 미투(Metoo)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저 “분노”가 아닌 책임과 회복의 방식에 대해 묻는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을 강조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3. 수상 배경: 왜 각본상을 받았을까?

이 영화는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에머랄드 펜넬 감독은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장르적 틀 안에서 섬세하게 풀어내며,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었다. 영화는 캐릭터 하나하나의 선택과 대사가 모두 윤리적 논쟁의 중심에 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이 관객을 멈춰 서게 만든다. 그건 곧 예술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역할중 하나다.

 

4. 마무리

《프라미싱 영 우먼》은 어떤 의미에서 불편한 영화다. 하지만 꼭 필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이 영화에서 상처를 떠올릴 수도, 누군가는 책임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용기를 배울 수도 있다. 기억하자. 가끔은 가장 조용한 외침이, 가장 멀리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