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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2000년 이후

[94회 아카데미 각본상:벨파스트] 착하게 살아라! (수상작과 후보작 소개, 줄거리, 명대사, 감상평, 수상작 선정 이유)

by 장미로 태어난 오스카 2025. 3. 15.

 

2022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시대적 메시지와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각본들이 주목받았다. 사회적 풍자부터 가족과 사랑, 개인의 성장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 다섯 편의 작품이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각 후보작들의 줄거리와 키워드, 그리고 수상작인 높은 평가를 받아 영예의 각본상을 받게 된 이유를 살펴보았다.

 

영화 돈룩업 포스터

 

1. 각본상 후보작, 각본가 소개

 

《벨파스트》 케네스 브래너

《돈 룩 업》 애덤 맥케이, 애덤 맥케이와 데이비드 시로타 (원안)

《킹 리처드》 잭 베일린

《리코리쉬 피자》 폴 토머스 앤더슨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에스킬 복트와 요아킴 트리에르

 

 

2. 각본상 후보작 정보 : 줄거리, 키워드

 

1) 《벨파스트》

착하게 살아라. 만약 착하게 살 수 없다면 조심이라도 해라.

1969년 벨파스트. 9세 소년 버디는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님과 형과 함께 살고 있다. 그의 일상은 이웃들과의 교류, 학교 생활, 그리고 짝사랑하는 소녀 캐서린과의 소소한 순간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점차 종교적,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면서, 버디의 일상은 벨파스트 거리의 폭력과 혼란에 의해 위협받게 된다.

 

버디의 아버지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이주를 고려하지만, 어머니는 익숙한 삶의 터전을 떠나기 두려워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버디는 변화하는 세상과 가족의 결정을 지켜보며 성장해 나간다.


감상평 : 우리는 변화와 갈등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벨파스트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가족과 공동체, 사랑,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잔잔한 감정선으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 영화는 누군가의 개인적인 회상이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어린 버디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나는 그 순수한 시선에 감정이 이입되었고, 가족을 지키려는 부모의 절박함과 따뜻함에 여러 번 울컥했다. 갈등과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일상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무엇보다도 강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나는 '떠나는 것과 남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었다.

 

 

2) 《돈 룩 업》

그냥 하늘을 올려다봐! 거대한 혜성이 오고 있다고!

 

미시간 주립대학교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지도 교수 랜들 민디 박사와 함께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발견한다. 이 혜성은 6개월 후 지구와 충돌하여 인류를 멸망시킬 위협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지만,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언론에 노출된 후에도 대중은 무관심하거나 혜성의 존재를 부정한다. 케이트와 랜들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지만, 정치적 이익과 미디어의 상업성에 가로막혀 좌절하게 되고, 결국 혜성은 지구와 충돌한다.


감상평 : 하늘을 봐라. 진실을 직면할 용기가 있는가

<돈룩업>은 환경 위기와 언론, 정치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현대 사회의 무관심과 무기력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초반엔 블랙코미디적인 요소에  웃으면서 보았지만, 영화가 진행되어 갈수록 그저 웃을 수 없었다. 현실을 풍자한 듯하지만, 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너무 정확히 그려냈기 때문이다. 위기를 외면하고, 진실보다 화제에 더 집중하는 사회의 모습이 불편할 만큼 익숙하게 느껴졌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그냥 하늘을 올려다보라.” 그러나 그 단순한 행동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우리가 이미 재난 속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엔딩은 슬프지만 아름다웠다.

 

 

3) 《킹 리차드》 

나는 두 명의 슈퍼스타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리처드 윌리엄스는 두 딸, 비너스와 세리나를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키우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운다. 그는 코치나 시설의 지원 없이도 딸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며, 지역 사회의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리처드의 끈기와 딸들의 재능은 결국 인정받게 되어, 비너스는 프로 선수로 데뷔하게 되는데, 성공의 길은 순탄치 않다.

 

윌리엄스 가족은 여러 도전을 마주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사랑과 믿음으로 역경을 이겨내며, 비너스와 세리나는 테니스 역사에 큰 획을 그리게 된다.


감상평 : 꿈을 향한 신념, 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가족애와 끈기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꿈과 인내의 가치를 진정성 있게 그려낸 성장 서사의 영화.  리처드 윌리엄스라는 인물은 단순한 ‘아버지’를 넘어서, 한 가족의 리더이자 아이들의 꿈을 현실로 이끈 전략가였다. 그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완고했지만 그 안에는 아이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나는 그 믿음의 무게에 감탄했고, 동시에 부모로서, 한 사람으로서의 고뇌에 공감했다. 이 이야기는 테니스 영화가 아니라, 사랑으로 가능성을 키워낸 가족의 이야기였다.

 

 

4) 《리코리쉬 피자》 

우린 함께 수많은 모험을 할 거야.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야. 이건 우리만의 시간이야.

 

이 영화는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연결되는 구조로, 다양한 스토리 라인이 펼쳐진다.

 

1970년대 캘리포니아 샌퍼넌도 밸리. 15세의 고등학생 게리 발렌타인은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자신감 넘치는 성격이다. 학교 사진 촬영 날, 그는 25세의 사진 보조 알라나 케인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가며 다양한 사업과 모험을 함께한다. 게리의 영화 출연, 물 침대 판매 사업, 정치 캠페인 참여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숙하지 않은 사랑과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갈등을 겪는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한다.


감상평 :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좀 더 삶을 모험적으로 살아볼 수 있을까? 청춘의 혼란과 성장, 감정의 미성숙함을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불완전한 사랑 속에서도 함께하는 시간의 의미를 조명하며 질문을 던진다.  게리와 알라나의 관계는 너무도 이상하고 서툴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이 영화는 뚜렷한 갈등도 없고, 특별한 사건도 없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우리는 인물들의 진짜 감정을 본다. 서로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 그 미묘한 변화들이 쌓이면서 감정이 만들어지고, 성장이 시작된다. 청춘의 모험과 어긋남, 그럼에도 계속 이어가려는 두 사람의 모습은 풋풋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도 그 시절 어딘가에서 그렇게 살아갔던 것만 같다.

 

 

 

5)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어쩌면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냥 진짜를 느끼고 싶어.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30대 여성 율리에는 안정적인 남자친구 악셀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삶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혼란스럽다.

 

어느 날 파티에서 만난 젊은 남성 에이빈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고, 악셀과의 관계를 끝내고 에이빈드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새로운 관계에서도 율리에는 완전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찾아 방황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사랑과 관계의 복잡성, 그리고 자기 발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감상평 : 우리가 사랑하는 건 사람일까,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일까?

현대인의 복잡한 사랑과 정체성의 혼란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관계와 자아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든 이들의 내면을 진솔하게 비추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한 여성이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따라간다. 율리에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자신도 찾아야 하는 인물이다. 사랑 안에서도 우리는 얼마나 외로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진짜 ‘나’를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담담하게 말해준다. 관계에 기대고 싶은 마음과, 독립된 존재로 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너무도 인간적이었다.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말이 이토록 위로가 될 줄이야..

 

 

3. 제94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및 선정 이유

 

벨파스트 공식 포스터

 

 

각본상 수상작 :

《벨파스트》 케네스 브래너

 

《벨파스트》  각본상 선정 이유 : 

 

<벨파스트>는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자신의 유년 시절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이야기로, 1969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라는 배경으로, 가족, 성장, 선택, 공동체 붕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담아내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개인적 기억을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으면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본 폭력의 파편들, 정치적 갈등과 가족의 선택을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풀어냈다.

 

정치적, 종교적 맥락을 담되, 캐릭터 간 대화와 행동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섬세함이 돋보였다. 복잡한 내러티브 없이도 인물과 주제가 감정적으로 깊이 있게 전달된 점, 역사적 혼란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것 같다.